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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이버대총장)대구대학교 K-PACE센터 설립자/발달장애인은 고등교육에서 왜 이중으로 차별당해야 하나

등록일 2021-12-31 작성자 김영숙 조회수 2754

이근용 (대구사이버대 총장)…발달장애인은 고등교육에서 왜 이중으로 차별당해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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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용 (대구사이버대 총장)


대구시와 대구대가 주관하여 운영하는 '대구시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원'은 몇 년 전 30명의 정원으로 개소식을 하였다. 매달 소정의 학비만 지급하면 수학할 수 있다고 한다. 같은 발달장애인인데도 불구하고 왜 유료교육과 무상교육이 구분돼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K-PACE와 같은 정규대학 과정은 아니지만, 발달장애인들에게 양질의 고등교육과 직업교육을 제공해주는 기관들에도 비장애 학생들이 받는 국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미국과 같이 발달장애인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이 더 많이 생겨 자기들이 사는 지역에서 교육받도록 하는 것이 국가적 과제고 또 누구나 가지고 있는 발달과 성장이라는 꿈을 함께 지향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글을 맺는다. 많은 장애 학생 당사자나 부모님들은 이들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 공부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장애 학생들과 부모님들의 욕구를 반영하여 많은 대학에서 장애인 특례입학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시각이나 청각 혹은 지체 장애 학생들에게는 열려 있지만 발달장애 학생들에게는 그 문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 이유는 대학 당국에서 발달장애 학생들은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어서 그렇다. 물론 이들이 대학에 입학하여 성공적으로 졸업한 예도 없지는 않다. 이를테면 경남 모 전문대학의 도자기공예 학과에 입학한 발달장애 학생은 학교의 관심과 여러 가지 배려 및 지원을 통해 무사히 졸업한 예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대학의 문턱은 높아 입학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대학의 지원이 없으면 입학을 해도 강의실에서 앉아 있기만 하다가 졸업 후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미국 같은 선진국의 부모들은 정규대학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해주는 평생 교육프로그램을 더 선호한다.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미국의 발달장애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은 'thinkcollege.net'란 사이트를 흔히 이용한다. 이 사이트에는 미국의 150여 개 대학에서 평생교육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등교육 기관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 가운데서도 UCLA, University of Iowa, 대구대 K-PACE와 협력하는 National Louis University의 PACE 등이 특히 눈여겨볼만하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에 등록한 많은 발달장애인은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과 아울러 적합한 직업교육을 받음으로써 직업인을 이용하여 지역사회 속에서 당당히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학위 과정이 아니므로 미국 정부에서 학생들에게 재정적으로 지원이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기숙사비를 포함해서 연간 6천만원이 넘는 학비를 내야 하는 프로그램도 있어 학부모님들의 부담이 매우 컸으나 요즘은 연방정부에서 주는 FAFSA라는 국가 장학금 신청이 가능해졌다.

발달장애인 학생들도 비장애 학생들이나 다른 유형의 장애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고등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들만의 맞춤식 방식으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또 졸업 후 사회의 구성원으로 독립적인 삶을 영위해야 하는 권리 또한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 가운데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맞춤식 교육이나 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도 정규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국가 장학금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평생교육법에서 운용하는 K-PACE나 다른 기관은 이마저 받을 수 없다.

발달장애인들은 이렇게 2차적 차별을 받는 상황이다. 3년 전에 어떤 발달장애 학생이 필자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꼭 대구대 K-PACE 발달 자립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데 장학금을 줄 수 없느냐는 것이었다, K-PACE 역시 정규대학이 아니라는 이유로 일반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이 가능한 금융기관이 없다. 또 부모님이 근무하는 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비 지원비조차 지원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들었다. 이런 말을 전해 들을 때 마음이 아팠다. 경제적 어려움을 지닌 발달장애 학생들은 친구는 대학에 가는데 자기들은 복지관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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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9   |  발행일 2021-09-09 제21면   |  수정 2021-09-09 08:00 /영남일보 오피니언